일본, 음주 자전거 운전 적발된 900명 운전면허 취소
‘자전거 아닌 차량 운전할 경우 심각한 위협’ 이유
음주 자전거 타면 3년 징역형 또는 50만 엔 벌금
일본에서 무려 900명의 운전면허가 사라지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다. 얼핏 들으면 대형 음주 운전 단속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정작 이들은 자동차 운전대를 잡지도 않았다.

이들의 면허 취소 사유는 ‘음주 자전거 운전’이다. 일본 경찰청은 이들이 술 마신 채로 자전거를 탔다는 이유만으로 일본 경찰청이 이들의 자동차 취소시켰다. 당국은 “이런 사람들 자동차를 운전할 경우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라는 판단을 내렸고, 그 결과 자전거 음주 운전이 자동차 면허 박탈로 이어지는 전례 없는 조치가 현실이 되었다.
음주 ‘자전거’ 운전도 음주 운전이다.
일본은 지난해 11월부터 자전거 운전자에게 더욱 엄격한 처벌을 부과하는 새로운 교통법을 시행했다. 이에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자동차 운전면허 정지 건수 또한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해당 법은 음주 상태로 자전거를 타면 최대 3년의 징역형 또는 최대 50만 엔(약 472만 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음주 기준도 이전보다 훨씬 강화됐다. 과거에는 ‘정상적으로 자전거를 조작하지 못할 정도로 술에 취했을 때’에만 처벌했지만, 이제는 숨 1리터당 0.15mg만 넘겨도 처벌 대상이다. 여기에 더해 자전거를 타는 사람에게 술을 제공하거나, 음주 자전거 운전을 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 자전거를 제공하는 사람들 또한 처벌할 수 있다. 사실상 ‘음주 자전거 방조죄’까지 신설된 셈이다.
이러한 규제 강화에 작년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일본 전역에서는 총 4,500명이 음주 상태로 자전거를 타다 적발됐다. 이러한 규정은 자전거뿐 아니라 킥보드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며, 킥보드 이용으로 면허 정지를 받은 사례도 77건에 달한다.

팬데믹 이후 일본에서 자전거 이용량은 폭발적으로 늘었고 그만큼 사고도 증가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23년 일본에서 발생한 자전거 사고는 7만 2천 건 이상으로, 이는 전체 교통사고의 20%를 넘어선다. 일본이 자전거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내년 4월부터는 자전거를 타며 우산을 쓰거나,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신호를 무시하거나, 야간에 전조등 없이 주행하는 등의 가벼운 위반행위에도 벌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더욱 촘촘해지는 법망, 규제의 필요성
일본의 운전자 규제 강화는 자전거에만 그치지 않는다. 일본 법무성은 9일 열린 법제 심의회에서 일부 운전자들을 더 강하게 처벌하기 위해 ‘위험운전치사상죄’의 기준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일본 현행법은 음주 운전을 ‘알코올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차량을 안전하게 운전할 수 없음에도 운전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고, 속도위반 역시 ‘차량 제어가 어려울 정도의 속도로 운전하는 행위’라고만 명시했다. 이처럼 구체적이지 못한 표현 때문에 법 적용이 까다로웠고, 결과적으로 가벼운 처벌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았다.
이에 일본 정부는 알코올 농도와 속도위반 기준을 명확히 규정하기로 했다. 제한속도 60km 이하 도로에서는 시속 50km 이상 초과 주행 시, 제한속도 60km 이상 도로에서는 시속 60km 초과 시 ‘위험 운전’으로 처벌된다. 혈중알코올농도도 숨 1리터당 0.5mg 이상이면 위험 운전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 역시 자전거 음주 운전 사고를 낼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지만, 사고 없이 단순 음주 자전거 운행으로 적발된 경우에는 1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는 수준이다. 차량 운전 시에는 혈중알코올농도 0.03%부터 처벌되며, 기준을 넘지 않으면 처벌은 물론 훈방 조치 또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음주 운전, 절대 돌이킬 수 없다.
최근 국내에서 음주 운전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여론은 점점 더 분노하고 있다. 일반인은 물론 연예인, 공직자까지 끊이지 않고 터지는 음주 운전 논란에 이제는 놀라울 것도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음주 자전거 운전면허 취소’ 소식이 전해지자 “우리도 저렇게 해야 한다”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음주 운전은 적발 순간 면허 취소나 징역형 같은 법적 처벌로 끝나지 않는다. 누군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수 있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다. 더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가 이것이다. 음주 운전으로 인한 사고 이후에 후회하고, 분노해 보아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 이전에 음주 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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