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 협상 끝에 25%에서 15%로 관세 합의
일부 기업 현지 생산 확대 및 생산 기지 다변화 대응
중국은 유럽, 신흥 시장으로 독자적인 활로 모색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25% 관세가 발효된 지 8개월이 지났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이 ‘관세 폭탄’은 한동안 유지되던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무역 질서를 뒤흔들었고, 한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자동차 강국들은 일제히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 관세 부과 초기,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패닉에 빠졌으며 수조 원대의 영업이익 손실이 예상되는 등 전례 없는 위기감이 감돌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같은 기존 무역 협정의 보호막이 무력화되면서 시장 불확실성은 극에 달했다.

그러나 8개월이 지난 지금, 글로벌 자동차 생태계는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각국은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기보다 실리적인 협상과 발 빠른 전략 변화로 돌파구를 찾았다. 유럽연합(EU), 일본, 그리고 한국은 결국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고 관세율을 15%로 인하하는 성과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동시에 중국은 미국 시장을 우회해 유럽과 신흥 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독자적인 생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전 세계 자동차 강국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25% 관세라는 충격파 속에서 각국이 펼친 ‘처절한 생존기’와 현주소를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독일 및 유럽연합 (EU): 막대한 피해, 실리적 합의와 현지 생산 활용

관세 부과 초기, 독일 및 유럽연합(EU)은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지역 중 하나였다. EU는 미국에 연간 264억 유로 규모의 승용차를 수출하며, 이 중 23%가 미국 시장으로 향했기 때문에 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었다. 폭스바겐 그룹은 2025년 상반기에만 관세로 인해 13억 유로(약 1조 8천억 원)의 영업 이익 감소를 기록했고, 아우디 등 일부 브랜드는 미국으로의 차량 수출을 일시 중단하는 등 혼란을 겪었다.

EU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2025년 8월 1일부로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27.5%에서 15%로 인하하는 데 합의하는 실리를 챙겼다. 동시에 독일 기업들은 미국 내 생산 공장을 적극 활용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BMW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르탄버그에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시설을 운영하고 있어, 현지 생산 차량에 대해서는 관세 부담이 적다. 다만, 15% 관세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인식되어, 유럽 기업들은 이를 장기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반영해야 하는 ‘뉴 노멀’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 재정적 타격 후, 생산 기지 다변화로 대응

일본 자동차 업계 역시 트럼프 관세 부과로 막대한 재정적 타격을 입었다.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주요 기업들은 2025 회계연도 상반기에만 관세 영향으로 총 1조 5천억 엔(약 13조 원) 규모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될 정도로 재정적 압박에 시달렸다. 특히 미쓰비시와 같이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순이익이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에 직면하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일본은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통해 2025년 9월 중순부터 자동차 및 부품 관세율을 15%로 인하하는 데 합의했다. 이는 기존 2.5% 대비 대폭 상승한 것이지만, 25%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했다. 일본 기업들은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멕시코나 동남아시아 등지로 생산 기지를 다변화하고 있으며, 미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유럽 시장 등 다른 판로를 개척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토요타는 미국 내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동시에, 프리미엄 브랜드의 판매 호조와 같은 부분적인 성공 요인으로 관세 영향을 상쇄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중국: 관세 타깃 우회, 유럽 및 신흥 시장으로 활로 모색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4월 3일 관세 시행에서 상대적으로 직접적인 영향이 적었다. 중국산 전기차에는 이미 100%에 달하는 고율 관세가 부과되고 있었기 때문에, 일반 자동차 관세의 추가적인 영향은 크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타깃은 주로 대미 무역 흑자가 큰 EU, 일본, 한국 등이었으며, 중국은 기존 관세 조치에 집중된 양상이었다. 자동차 분야에 대한 포괄적인 관세 인하 합의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양국 간 무역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산업은 강력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수출은 미국 시장을 사실상 배제한 채 유럽과 신흥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BYD 등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유럽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며 글로벌 입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산 저가 전기차 공세에 대응하는 새로운 무역 정책을 모색 중인 상황에서도, 중국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며 독자적인 생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대한민국: ‘빅딜’ 타결로 관세 인하 합의, 경쟁력 회복 기대

한국은 대미 자동차 수출 비중이 높아 초기 관세 부과로 인한 타격이 큰 국가 중 하나였다. 기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혜택이 사라지고 일본, EU와 동일한 25%의 관세가 적용되면서,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수조 원대의 영업이익 피해가 예상되었고 미국 시장 내 가격 경쟁력 상실에 대한 우려가 컸다. GM 한국 사업장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차량들도 2분기 실적에 20억 달러(약 2조 7,800억 원) 규모의 관세 영향이 반영될 정도로 심각한 타격이 있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지난 4월부터 지속적인 무역 협상을 펼친 끝에 2025년 11월 ‘빅딜’을 타결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약속하는 대신,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는 11월 1일부로 소급 적용되었으며, 현대차와 기아는 가장 큰 수혜 기업으로 분석되었다. 관세율 인하로 한국산 자동차는 여전히 경쟁 모델 대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수출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이 해소되어 긍정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25% 관세 폭탄은 글로벌 자동차 강국들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지만, 8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각국은 미국의 일방적인 압박에 순응하기보다 협상과 전략 변화를 통해 능동적으로 대응했다.
독일, 일본, 한국이 관세율을 15%로 낮추는 실리적인 협상 결과를 도출해 불확실성을 해소했지만, 중국은 거대한 내수 시장과 유럽 시장을 발판 삼아 독자적인 생존 영역을 구축했다. 25% 관세라는 ‘뉴 노멀’이 현실화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지역 생산 확대, 공급망 다변화, 그리고 무역 협상을 통한 끊임없는 줄다리기라는 새로운 생존 방정식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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