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1일부터 주정차 ‘1분 단속’
위반 시 과태료 부과, 승용차 4만 원 승합차 5만 원
관광객 제외한 도민들 주차 공간 모자라 불만 거세
12월 1일 새벽, 제주국제공항 도착장 앞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동안 ‘잠깐만’이라며 눈치만 보던 5분 정차 허용이 단 1분으로 줄어들면서 발생한 풍경이다. 공항 측은 혼잡과 안전 문제를 해결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정작 도민들은 “이게 제주 공항이 맞나”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관광객 중심으로 흘러가는 시스템 속에서 정작 공항을 생활처럼 이용하는 도민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감정이 빠르게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은 특별대우, 정작 도민만 소외됐다.
이번 단속의 핵심은 정차 허용 시간이 대폭 축소됐다는 점이다. 매일 오전 7시 30분부터 밤 11시까지 이어지는 단속은 사실상 하루 대부분을 포함하며, 적발 시 승용차 4만 원, 승합차 이상 5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도민들은 이번 조치가 실질적 효과는 없으면서 ‘도민들만 잡는 단속’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공항은 혼잡 해소를 이유로 렌터카 인수·반납 시설을 외부 차고지로 옮기고, 택시에는 별도의 승강장과 대기 라인을 제공했다. 버스 역시 전용 접근 동선이 마련돼 이용이 수월하다.

반면 이런 ‘특별 대우’를 받지 못하는 도민들은 정작 어디에 차를 세우라는 것이냐며 불만을 쏟아낸다. 관광객 중심의 렌터카·버스·택시에는 편의가 제공되는데, 정작 공항을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도민만 불평등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공항 내 물품을 납품하는 차량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은 불만을 더 키운다.
도민들이 답답함을 느끼는 이유는 또 있다. 가족을 픽업하거나 배웅하기 위해 공항을 찾는 일이 잦은데, 이를 위한 별도의 픽업존이나 잠시 머물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실제 승하차에 필요한 구조 개선 없이 ‘단속’만 먼저 가동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항 주차장 또한 만차가 잦고, 설령 운이 좋아서 빈자리에 주차하더라도 도착장까지의 거리가 있어 도보 이동을 해야 하는 상황도 흔하다. 결국 짐을 내리고 가족을 태우는 일상적인 풍경 자체가 제주공항에서는 ‘범법 행위’로 규정된 셈이라는 것이 도민들의 가장 큰 불만이다.
차로 움직이는 도시, 공항 규제는 더 무겁다
전문가들은 “잠시 정차할 공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시행된 이번 규제는 공항 주변을 맴도는 대기 차량을 늘려 혼잡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라고 지적한다. 일반적으로는 무료 대기 구역이나 넉넉한 픽업존이 마련된 뒤에 단속과 시간제한이 시행되는 것이 보통이라는 의견이다.

제주 지역 특성상 차량 의존도가 높고, 대중교통 이용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문제를 더한다. 제주공항은 제주도 전체 항공 수요가 집중된 단일 관문이기에 도민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특히 높다.
다만 공항 측도 할 말이 없지는 않다. 임산부, 장애인, 80세 이상 고령자, 24개월 이하 영유아 동반자 등을 위해 국내선 3층 3번 게이트 앞 전용 승하차 구역을 마련했다며, 아무런 대비 없이 규제를 시행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기존에는 승하차 차량이 엉키면서 버스가 정차하지 못하거나 사고 위험이 크다는 민원이 잦았고, 이번 단속은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아울러 “김포·청주·광주 등 주요 국내 공항도 별도의 픽업 대기 공간이 없다”라며 제주만 예외적으로 특별 공간을 요구하는 것이 과도하다는 반대 의견도 함께 나온다.
단속을 넘어 공존의 해답을 찾아야 할 때
결국 이번 단속은 ‘질서 개선’이라는 공항 측의 명분과 ‘도민만 불편하다’는 현실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지점에 놓여 있다. 제주도는 여전히 연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인기 여행지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일상을 살아가는 도민들이 존재한다. 관광객들에게 있어서 공항은 그저 즐거운 여행의 시작점일 뿐이지만, 도민들에게 있어서는 가족을 배웅해 주며 마지막으로 뜨거운 포옹을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조치가 단순한 단속 강화가 아닌, 공항과 도민이 함께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다듬어지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로의 목소리를 듣고 현실적인 타협점을 찾아낸다면, 그 공항을 지나가는 관광객들 역시 더 정돈된, 더 따뜻한 제주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