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에 발생한 사건인데…” 운전자가 테슬라에게 ’14억’ 손해배상 청구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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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파일럿 작동 중 정지된 차와 충돌한 테슬라
테슬라에게 약 14억에 이르는 손해배상 청구
자율주행 중 일어난 사고, 누구의 책임인가?
테슬라가 오토파일럿 관련 소송에서 또 하나의 합의 사례를 추가했다. 이번 사고는 2020년에 발생한 사건으로, 테슬라가 오토파일럿 문제에 관한 소송에서 합의를 택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원래 11월 11일 재판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테슬라 법률대리인이 법원에 합의 통지서를 제출하면서 재판은 취소되었다. 구체적인 합의 조건은 비공개로 남아 있지만, 테슬라가 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정지된 경찰차도 인식 못 하는 오토파일럿
사고는 2020년 11월 15일 발생했다. 피해자 제임스 트란은 테슬라 모델 Y를 운전하며 오토파일럿을 켜고 고속도로를 주행하고 있었다. 같은 도로 앞에서는 경찰차 세 대가 여러 차선을 막고 있었지만, 트란의 차량은 이를 감지하지 못하고 그대로 충돌했다. 트란은 오토파일럿이 비상 차량을 인식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위험 회피 동작이나 경고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테슬라가 이러한 문제를 알고도 은폐했다며 100만 달러 이상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러나 이에 맞선 테슬라는 사고 책임이 운전자에게 있다고 주장하였다. 테슬라 측은 트란이 사고 이전 카지노에서 음주와 도박을 즐겼으며, 운전석에서 졸았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그들은 오토파일럿의 결함을 입증할 명확한 증거나 전문가 증언도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테슬라는 결국 배심원 평결 직전 합의를 선택하였다.
이와 같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테슬라는 지난 9월에도 오토파일럿 사고 소송을 합의로 마무리했다. 그 사건은 2019년 모델 3 주행 중에 발생한 충돌로 10대 소년이 숨진 비극적 사고였다. 당시 포드 익스플로러를 타고 귀가하던 피해자는 차선 변경을 시도하였다. 하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한 모델 3가 뒤에 돌진하며 사고가 일어났다. 차량은 전복되었고 이 충격에 피해자의 아들은 밖으로 튀어 나가 사망하였다. 피해자 벤저민은 이 사고에 관하여 테슬라에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 사고 역시 테슬라는 재판을 앞두고 합의를 택하였다.
첫 패소 후 이어지는 소송들… 어디까지 합의 보나?
올해 8월 테슬라가 첫 번째 소송에서 패소한 이후,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에 관한 소송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첫 소송 당시 법원은 운전자에게 67퍼센트, 테슬라에게 33퍼센트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사고의 조사 결과 오토파일럿은 정지 장애물을 감지하지 못하는 결함이 있었고, 복원된 데이터에서도 차량이 충돌 직전 도로 이탈 신호를 감지하고도 제동 없이 시스템을 종료한 것이 확인되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오토파일럿이라는 명칭 자체가 운전자에게 ‘주행에 전혀 개입할 필요가 없다’라는 불필요한 인식을 주었다는 것이다. 테슬라에는 설계 결함, 경고 의무 위반 등의 이유로 징벌적 손해배상이 청구되었다.
이 소송에서 원고는 재판 전에 6천만 달러 합의를 제시했지만 테슬라가 거부했고, 결국 테슬라는 2억 4,300만 달러라는 높은 배상 판결을 받았다. 금전적 타격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손실을 본 셈이다. 이후 테슬라는 분쟁을 재판보다 합의 쪽으로 해결하는 흐름을 보인다.
또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테슬라 오토파일럿 충돌 사고들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이 불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테슬라는 해당 지적에 따라 리콜을 실시했지만 리콜 이후에도 유사 사고가 이어지고 있어 근본적인 기술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늦어지는 법안 마련, 사고 시 책임 소재 불분명해···
미국에서는 최근 AI를 자동차나 의약품처럼 제조물로 분류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AI가 서비스가 아닌 제품으로 간주될 경우, 피해자는 제조사의 과실을 입증하지 않아도 제품 자체 결함만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된다. 한국 역시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AI 기본법’을 통과시키며 법적 기준을 마련했다. 이 법은 AI 사업자에게 안전성 확보, 사전 고지, 투명성 의무를 부과함에 따라 AI 기술 사고 시 책임에 대한 법적 기반 마련에 그 목적이 있다.

기술 발전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이를 규율하는 법과 제도는 여전히 따라가는 과정에 있다. 다만 AI와 자율주행 기술이 일상 영역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지금, 기술 성장에 맞춘 법적 안전장치가 마련되어야 사용자도 신뢰 속에서 기술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감독형 오토파일럿의 국내 출시가 확실시된 지금, 오토파일럿 작동 상황에서의 사고 발생 확률이 있다는 것 또한 기억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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