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운전 사망자 2배
사망자 중 51%를 차지한 ‘이것’
비트밖스 안전수칙
11월은 고속도로 운전자들에게 위험의 계절로 불린다. 최근 3년간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통계를 보면, 11월에만 평균 대비 42% 이상 사망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 위에서 반복되는 비극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 위험이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교차가 큰 11월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11월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는 총 54명으로, 월평균(38명)보다 16명 이상 많았다. 특히 2차 사고와 작업장 인근 사고, 졸음운전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시기로,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1월은 일교차가 연중 가장 큰 달이다. 평균 일교차는 11.3℃로, 체온 변화에 따른 졸음 유발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11월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15명으로, 월평균(8명)보다 약 2배 가까이 많았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식후 졸음이나 새벽 시간대 졸음운전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라며 “졸음쉼터나 휴게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작업장 사고도 11월에 집중된다. 같은 기간 작업장 사고 사망자는 7명으로, 월평균(3명)의 두 배를 넘었다. 11월 고속도로 차단 작업 건수는 9,100건으로, 월평균(7,500건)보다 21% 증가했다. 야간작업이 많아지는 시기인 만큼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사고 위험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사망자 중 51%를 차지한 고령자
실제 사고 사례도 잇따랐다. 2024년 11월 18일 새벽,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 청주휴게소 인근에서 탱크로리가 앞서가던 화물차를 추돌해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불과 5분 전 발생한 선행 사고로 인해 도로가 정체된 상황에서 벌어진 2차 사고였다. 탱크로리 운전자는 사고 직후 현장에서 숨졌고, 다른 차량 운전자들도 중경상을 입었다.
같은 날 밤, 청주 옥산분기점 인근에서는 22톤 화물차가 도로 공사로 인해 서행 중이던 14.5톤 화물차를 추돌해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작업장 인근에서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후속 차량이 앞차를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고령 운전자와 보행자 피해도 심각하다. 2024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65세 이상 고령자는 1,299명으로 전체의 51.5%를 차지했다. 특히 보행 중 사망자가 36.5%로, 자동차 승차 중 사망자(34.6%)보다 높았다. 사고는 주로 퇴근 시간대인 오후 6시 전후, 그리고 금요일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 대책
정부는 2025년 5월,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줄이기 위한 ‘2025년 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 대책’을 발표했다. 2024년 교통사고 사망자는 2,521명으로 12년 연속 감소했지만,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는 OECD 38개국 중 25위로 여전히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고속도로 사망자는 187명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해 대응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위험 운전 관리 강화를 위해 음주·약물 운전 집중 단속과 도로 위 살얼음 등 사고 유발 요인 실시간 감지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교통약자 보호를 위한 횡단보도 신호 시간 연장, 교통안전시설 확충, ‘오늘도 무사고’ 캠페인 등 국민 인식 개선을 병행하며 사고 예방에 나섰다. 이러한 대책은 사고가 집중되는 11월과 같은 시기의 위험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감지장치보다 먼저 필요한 건 운전자의 경각심
도로공사는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비트밖스’ 안전 수칙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사고 발생 시 ▲비상등 켜기 ▲트렁크 열기 ▲차량 밖으로 대피 ▲스마트폰으로 신고하기 등 4단계 행동 요령을 뜻한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사고 후 차 안에 머무르지 말고, 반드시 차량 밖으로 나와야 생존 확률이 높아진다”며 “운전자들이 비트밖스를 숙지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1월의 사고 집중 현상이 단순한 계절적 특성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도로 환경, 작업장 증가, 운전자 피로 누적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11월은 도로가 평소와 다르게 움직이는 시기”라며 “운전자들이 스스로 경각심을 갖고, 졸음운전·작업장 구간·야간 운행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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