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뒤에도 여전한 25% 관세, 업계 긴장 고조
현대차·기아 3조 원 넘는 손실, 전기차 판매도 급감
합의문 공개 지연되면 북미 전략 전면 수정 불가피
국내 자동차 업계가 한미 간 관세 협상 결과 발표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정상회담 이후 곧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던 ‘조인트 팩트시트’가 2주째 공개되지 않으면서, 25%의 미국 수출 관세 부담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미 판매 둔화와 수익 악화로 신음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만나 자동차 관세 인하에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은 곧바로 “관세 및 안보 관련 합의 세부사항은 거의 마무리된 상태이며, 팩트시트는 2~3일 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발표 시점이 계속 미뤄지면서 업계의 불안은 극에 달했다.
국내 완성차 관계자는 “이미 납부된 관세와 재고 문제로 인해 조기 인하가 결정돼도 당분간 부담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전기차 보조금 중단과 중국 완성차 저가 공세가 겹쳐 올해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수익성 회복이 요원한 상황이다.
관세 부담에 허리 휘는 완성차들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각각 1조8212억 원, 1조2340억 원의 미국 관세 관련 비용을 반영했다고 공개했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9.2%, 49.2% 감소했다. 단 한 분기 만에 3조 원이 넘는 부담이 발생한 셈이다. 여기에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가 겹치며, 현대차·기아의 10월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61.6% 급감했다.
업계는 이번 합의 지연이 내년도 북미 사업 전략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미국 내 생산 확대와 현지 투자 타이밍이 뒤엉키면, 이미 치열한 전기차 시장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설 가능성이 크다.
이번 지연 사태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 완성차 기업들도 미국 관세 정책 여파로 올 상반기 순이익이 7조 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토요타·혼다·닛산 등 7개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9조9000억 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7조4000억 원 줄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개사를 합쳐 미국 관세로 인한 손해만 14조 원이 넘었다”며 “이 손해가 없었다면 일본 자동차 산업의 이익이 크게 늘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 아시아 주요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타격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미국 내 시장 점유율 10%선을 유지하기 위해 마케팅과 물류비를 크게 늘렸지만, 관세로 인해 실질 수익은 줄어드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였다. 여기에 전기차 보조금 중단이 더해지며, 소비자 유입 동력이 약해진 상태다. 업계는 관세 인하가 발표되면 북미 전략 재정비에 나설 계획이지만, 일정이 불투명한 만큼 내년 상반기 실적 악화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정부는 이번 관세 인하가 시행될 경우, 이를 3500억 달러 대미 투자기금 법안 발의 시점으로 소급 적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안이 현실화된다면, 11월 1일부터의 수출 물량에는 15% 관세율이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팩트시트가 발표되지 않는 이상, 이 역시 ‘희망 섞인 계산’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북미 전략 재조정 불가피

국내 완성차 업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시장 다변화에 나설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동남아시아, 유럽, 중동 등지로의 수출 비중을 높여 관세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전략이다. 동시에 미국 내 공장 가동률과 현지 인력 투자 계획을 재점검하며 ‘포스트 관세 시대’ 대비에 들어갔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이 언제든 다시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섣부른 확장은 위험하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단기적 대응보다 장기적 관세 대응 프레임 구축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결국 업계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다. 하루빨리 합의문이 공개돼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것이다. 이르면 11월 중순 안에 발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구체적인 시점은 여전히 미정이다. 업계의 초조함은 계속되고 있다.
- 연비 아끼려다 수리비 폭탄… 운전자 대부분이 모르는 ‘이 버튼’의 진실
- “기름값을 지키자” 연비 2배 올릴 수 있는 운전 방법, 무엇일까?
- “드라마에도 나와” 쏘나타 오너들이 수능 시험을 가장 싫어했던 이유, ‘충격’
- “신형 픽업은 상상 초월” 현대차, 글로벌 시장 판 흔들 ‘비장의 무기’ 준비한다
- “드디어 해냈다” ‘올해의 차’ 유력하다는 현대 자동차 모델 정체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