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으로 살려줬더니 떠난다고?” 캐나다, 스텔란티스에 ‘법적 보복’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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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에 북미 자동차 산업 지형 급변
스텔란티스, 캐나다 공장 접고 미국으로 생산 이전
캐나다 정부 “국민 세금으로 살려줬는데 약속 어겼다” 반발

미국발 관세 전쟁의 여파가 캐나다 자동차 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스텔란티스가 지프 컴패스의 생산라인을 캐나다에서 철수하고 미국으로 이전하기로 하면서, 캐나다 정부가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번 사태는 북미 자동차 공급망 전체를 뒤흔드는 중대한 균열로 평가되고 있다.
캐나다는 수년간 자국 내 자동차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세금과 보조금을 투입해왔다. 하지만 스텔란티스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미국으로 이동하면서, 캐나다 정부의 산업 전략이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온타리오주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벨트가 붕괴 위기에 놓인 셈이다.
이 같은 사태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 내 제조업을 강화하겠다는 명목으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자, 기업들이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는 것이다. 캐나다는 사실상 ‘미국의 관세 실험대’로 전락하며 산업 경쟁력을 빠르게 잃어가고 있다.
스텔란티스, 캐나다 공장 버리고 미국으로

스텔란티스는 최근 SUV ‘지프 컴패스’ 생산을 캐나다 온타리오주 브램턴 공장에서 미국 일리노이주 벨비디어 공장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4년간 130억달러(약 18조6천억 원)를 미국 내 공장에 투자하며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반면 캐나다는 수천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캐나다 산업부 멜라니 졸리 장관은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과거 지원금을 받는 조건으로 캐나다 내 생산기반을 유지하겠다고 한 약속을 어겼다”며 “모든 법적 수단을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졸리 장관은 “국민 세금으로 살려준 기업이 이익 앞에서 등을 돌렸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스텔란티스는 2023년 브램턴 공장을 폐쇄하고 약 3천 명의 직원을 해고한 바 있다. 이후 공장을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며 리뉴얼 작업을 진행했지만, 올해 초 이를 중단했다. 업계에선 미국의 관세 압박과 전기차 수요 둔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과거에도 스텔란티스의 전신인 크라이슬러를 구제하기 위해 수천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제공했다. 당시 정부는 ‘생산기반 유지’를 법적 조건으로 내걸었고, 이번 철수 결정이 이를 명백히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캐나다 여론 또한 “위기 때는 손 벌리더니, 이제 와서 떠난다”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탈캐나다’ 움직임

스텔란티스뿐 아니라 GM과 혼다 역시 캐나다 생산 축소에 들어갔다. GM은 온타리오주 잉거솔 공장에서 전기 상용차 생산을 중단하고, 오샤와 픽업트럭 공장도 축소 운영에 돌입했다. 혼다는 온타리오주 앨리스턴 공장에서 생산하던 CR-V SUV를 미국으로 이전하고,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 계획도 연기했다.
이로 인해 캐나다의 전기차 산업 육성 전략은 큰 타격을 입었다. 2022년 캐나다 정부가 스텔란티스 공장 현대화에만 10억 캐나다달러(약 1조 원)를 투입했지만, 결과적으로 투자 효과는 물거품이 됐다. 미국이 자국 중심의 제조업 회귀 전략을 본격화하면서, 캐나다는 그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 것이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번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초래한 직접적 결과”라며 미국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업협회 플라비오 볼페 회장 또한 “스텔란티스가 트럼프의 의지에 굴복했다”며 “캐나다 정부는 더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세전쟁의 희생양이 된 캐나다

현재 캐나다 정부는 스텔란티스의 법적 의무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며, 배상 요구나 생산복귀 명령 등 여러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탈캐나다’ 흐름이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식 보호무역 강화로 인해 북미 3국 간의 공급망 균형이 깨지면서, 캐나다 자동차 산업은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전기차 시대 전환이라는 대전환기에 투자금이 미국으로 몰리면서, 캐나다는 기술 개발에서도 뒤처질 위험이 크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순한 산업 분쟁이 아니라, 정치와 경제가 맞물린 북미 통상전쟁의 단면으로 읽힌다. 캐나다가 국민 세금으로 지탱해온 자동차 산업의 ‘배신’을 법적 수단으로 되돌릴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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