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막으니 하이브리드로 밀고 들어온다… EU 관세 허점 찌른 중국 PHEV 점유율 4배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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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율 관세 압박에 테슬라, BMW 등 서방 브랜드 중국산 전기차 수입 비중 38%에서 23%로 급감
● 중국 토종 브랜드, BEV 대신 10%대 낮은 관세 적용받는 PHEV 수출 4배 이상 늘려 우회
● 유럽 내 중국계 공장 10곳 신·증설 계획 추진하며 규제 우회 및 현지 공급망 직접 침투 본격화
서방 브랜드의 중국 생산 철수와 유럽 리쇼어링 본격화
유럽연합(EU)이 중국산 배터리 전기차(BEV)에 최고 45.3%에 달하는 고율의 상계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중국 공장에 의존해 왔던 서방 완성차 브랜드들의 ‘유럽 유턴(리쇼어링)’ 현상이다.
유럽 교통환경단체 T&E가 발표한 글로벌데이터 생산·판매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시장 내 테슬라, BMW, 볼보, 스마트, 다치아 등 서구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량 중 중국산 수입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4년 38%에서 올 1분기 기준 23%로 15%p 급감했다. 테슬라의 경우에도 유럽 판매 물량 중 상하이 기가팩토리 생산분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23%에서 19%로 줄었다. 이는 관세 장벽으로 약화된 가격 경쟁력을 극복하기 위해 유럽 현지 공장의 가동률을 끌어올린 직접적인 결과로 해석된다.
독일 자동차산업협회(VDA)가 발표한 지난해 독일 내 BEV 생산량 역시 내수 둔화 흐름 속에서도 전년 대비 15% 증가한 122만 대를 기록하며 서방 진영의 생산 거점 회귀 움직임을 뒷받침했다.
규제 허점 노린 중국 브랜드, ‘PHEV’ 우회와 밀어내기 수출
반면 중국 토종 완성차 업체들은 브랜드 상황과 세부 관세율에 따라 기민하고 다변화된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비교적 완만한 관세율을 적용받은 BYD(비야디)와 지리(Geely)는 중국 내수 시장의 극심한 과잉 생산 재고를 해소하기 위해 관세 부담을 안고서라도 유럽향 전기차 밀어내기 수출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반면, EU 조사 결과 고율의 보조금 수혜가 인정되어 최고 수준인 45.3%의 관세율을 두들겨 맞은 상하이자동차(SAIC)의 MG 브랜드는 주력 수출 차종을 순수 전기차에서 관세 적용 대상이 아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및 가솔린 모델로 빠르게 전환했다.
당초 EU의 추가 상계관세가 BEV에만 집중되고 PHEV는 기본 수입 관세 10%만 적용되는 허점을 파고든 것이다. 이에 따라 유럽 PHEV 시장 내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2024년 3% 수준에서 최근 13%로 4배 이상 폭발적으로 급증했다.
관세 장벽 넘는 중국 기업들의 현지 직접 침투
EU의 무역 장벽을 근본적으로 무력화하기 위한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유럽 현지 진출도 공격적이다. T&E 조사 결과, 2023년 EU의 반보조금 조사가 시작된 이후 중국 제조사들이 공식 발표한 유럽 영토 내 공장 신·증설 계획만 이미 10개에 달한다. BYD가 헝가리와 터키 등에 공장을 설립하며 유라시아 공급망을 다져가는 것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EU의 강력한 대중국 관세 정책이 서방 제조사들을 유럽으로 유턴시키는 긍정적 효과를 낸 것과 동시에, 역설적으로 중국 모빌리티 기업들이 관세를 피해 유럽 현지 공급망 내부로 깊숙이 파고들어 둥지를 틀게 만드는 ‘이중적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한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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