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업계, EU 안전·환경 규제 강화에 반발… 무역 협정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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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의 개별 차량 승인 제도 강화로 미국산 대형 픽업트럭 수출 차단 우려
● 안전·환경 규제가 새로운 기술 장벽으로 부상하며 양측 무역 긴장 고조
● 미 당국, 관세 철폐 등을 담은 EU-미국 무역 협정 파기 가능성 경고
● 유럽 환경단체는 보행자 안전과 환경 오염을 이유로 규제 강화 지지
강화되는 EU 차량 승인 제도와 미국산 픽업트럭의 위기
유럽연합(EU)이 안전 및 환경 규정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국 자동차 업계와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논쟁의 중심은 2027년부터 대폭 강화될 예정인 개별 차량 승인(IVA) 제도다. 그동안 포드 F-150, 쉐보레 실버라도 등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 픽업트럭들은 비교적 완화된 IVA 요건을 활용해 유럽 시장에 진출해 왔으나, 규정 변경 시 이러한 경로가 사실상 차단될 위기에 처했다.
실제로 지난해 유럽에서 판매된 미국산 SUV와 픽업트럭 약 7,000대 중 상당수가 이 제도를 통해 등록되었다. 특히 스텔란티스 산하 램 브랜드가 5,200대 이상 판매되는 등 대형 차량에 대한 수요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미국 자동차 정책 위원회는 새로운 규정이 사실상 수입 금지와 다름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무역 협정 비준 불확실성 증대와 관세 갈등
이번 규제 갈등은 현재 비준을 앞둔 EU-미국 무역 협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해당 협정에는 EU의 미국차 관세 10% 철폐와 미국의 유럽차 관세 인하 등 파격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앤드루 푸즈더 주EU 미국 대사는 안전 규칙 변경이 미국 차량의 시장 접근을 제한한다면 무역 협정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직접적인 경고를 보냈다.
미국 측은 이번 규제 강화가 안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고도의 기술적 무역 장벽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EU 집행위원회는 현행 규정이 안전 기준에 미달하는 차량의 진입을 방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제도 개선의 정당성을 내세우고 있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자동차 관세 인하를 통한 시장 확대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환경 및 안전 이슈와 자국 산업 보호의 충돌
유럽 내 환경단체인 T&E는 대형 픽업트럭의 증가가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에게 심각한 안전 위험을 초래한다고 비판한다. 거대한 차체가 도로 안전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유럽의 엄격한 환경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점도 규제 강화의 주요 근거로 꼽힌다. 유럽 당국 역시 환경 보호와 도로 안전을 위해 예외적인 수입 경로를 좁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번 갈등은 단순한 기술적 기준의 차이를 넘어 자국 산업 보호와 환경 정책이 얽힌 복합적인 무역 분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미국산 픽업트럭의 유럽행이 막힐 경우 미국 정부의 보복 조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자동차 업계를 둘러싼 양대 경제권의 긴장은 당분간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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