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함 폭침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온 김영철 북한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고문이 과거 방한 당시 한국 측에 책임을 부인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김영철은 “우리는 하지 않았다”라며 천안함 폭침과의 연관성을 전면 부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발언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이뤄진 남북 접촉 과정에서 나왔으나, 그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이다. 사건 발생 16년이 지난 시점에서 북한 핵심 인사의 직접 발언이 공개되면서 다시 한번 논란이 불붙는 모습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회고록 ‘판문점 프로젝트’를 통해 김영철의 발언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책은 오는 21일 출간될 예정이다.
책에 따르면 김영철은 2018년 평창올림픽 폐회식을 앞두고 북한 고위급 사절단 자격으로 방한했다. 당시 윤 의원은 김영철을 직접 만나 2010년 3월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해 질문했다고 밝혔다.
김영철은 2009년 2월부터 2016년 초까지 북한의 대남 공작을 총괄하는 정찰총국장을 지낸 인물이다. 우리 군과 정보 당국은 천안함 폭침 사건을 정찰총국의 소행으로 결론 내렸고 김영철을 핵심 배후 인물로 지목해 왔다.
김영철은 당시 윤 의원의 질문에 “사건 당시 나는 지방에 있었고 천안함 사고가 일어난 다음 날 평양으로 올라왔다”라며 “우리는 천안함 폭침을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또 “동족으로서 남측에 유감을 분명히 표명했다”, “공동 조사를 제안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다. 지금이라도 공동으로 조사하자”라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본인은 강하게 부인하는데 국가적 행사에 참석한 인사를 강제로 조사할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었다”라고 회고했다. 북한 당국은 지금까지 “천안함 사건은 보수 정권이 조작한 특대형 모략극”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해 왔으며 공식적인 사과나 책임 인정은 한 차례도 없었다.
윤 의원은 2018년 남북 문화 교류의 일환으로 평양에서 열린 ‘봄이 온다’ 공연의 뒷이야기도 함께 전했다. ‘봄이 온다’ 공연에는 당시 가수 백지영과 걸그룹 레드벨벳이 예술단으로 참여했다. 해당 공연은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직접 공연을 관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의원은 레드벨벳과 백지영을 예술단으로 추천한 배경에 대해 K팝의 대중성과 상징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백지영의 노래인 ‘총 맞은 것처럼’을 듣고 “북측 젊은이들이 따라 부르면 심각한 상황이 오겠다”라는 농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윤 의원은 회고록을 통해 이재명 정부의 외교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남겼다. 그는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조언을 구하지 않은 점을 아쉬운 대목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눈 전직 대통령의 경험을 활용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절의 외교·안보 경험 역시 국익 차원에서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천안함 폭침 사건을 둘러싼 북한 핵심 인사의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당시 남북 간 접촉 과정에서의 대화와 맥락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공개가 남북 관계와 안보 인식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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