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에게 투표권을 줘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국민의 답은 명확했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투표권을 부여하지 않는 국가 출신 외국인에게는 지방선거 투표권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69%에 달했다. ‘적극 찬성’은 13%에 불과해 외국인 참정권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9일부터 3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방식은 웹 조사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1.8%포인트다. 응답자의 성·연령·지역별 인구 비중을 반영해 표본을 구성했다.
질문 문항은 ‘한국인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는 나라 출신 외국인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줘야 한다고 보느냐’라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이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라는 응답이 44%, “별로 그렇지 않다”가 25%로, 부정 응답이 69%에 달했다. 반면 “매우 그렇다”와 “대체로 그렇다”는 긍정 응답은 13%에 그쳤고, 18%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 같은 여론은 정치 성향과 무관하게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 중 80%, 개혁신당 지지층 74%가 외국인 투표권에 반대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60%, 조국혁신당 지지층 73%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중도층의 반대 응답도 65%로 과반을 넘겼다. 성예진 성균관대 좋은민주주의센터 연구원은 “이 사안은 이념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권리 보호에 대한 문제로 여겨져 당파성을 초월한 여론이 형성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외국인은 영주권 취득 후 3년이 지나고 외국인등록대장에 등재돼 있으면 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외국인 유권자가 12만 7,623명에 달했고, 이 중 9만 9,969명이 중국 국적이었다. 그러나 정작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는 한국 국적자에게 자국의 선거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상호주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또한 같은 조사에서 외국인의 온라인 댓글 활동에 대한 국민 여론도 조사됐다. ‘온라인 기사 댓글 작성자의 국적을 표시하는 제도에 동의하느냐’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4%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이 중 “매우 동의한다”와 “대체로 동의한다”가 각각 32%씩으로 집계됐다. “동의하지 않는다”라는 응답은 15%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유보적 입장이었다.
정치 성향별로도 보수층(71%), 진보층(64%), 중도층(58%) 모두에서 찬성 여론이 우세했다. 이는 온라인상 여론 왜곡 가능성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정치적 입장을 초월한 수준이라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외국인 참정권 제한과 국적 표시제 도입을 둘러싼 입법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2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등 34명은 댓글 작성자의 국가를 표기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22대 국회에서도 외국인 거주 요건을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등 투표권 제한 관련 법안이 다수 제출돼 있는 상태다.
이번 여론조사는 단순한 이슈를 넘어 다문화 시대에 공동체의 경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사회적 고민을 반영한다. 외국인의 정치 참여 범위를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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