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종 사생활 의혹에 휘말리며 사퇴 압박을 받는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재정정책 간담회를 개최하며 ‘정책 행보’를 통한 정면 돌파에 나섰다. 확장 재정 기조에 전적으로 밀착한 정책 메시지로 승부수를 띄운 이 후보자가 이재명 정부에 대한 정책적 충성도를 앞세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6일 오후 기획예산처는 이혜훈 후보자가 재정정책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개최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자는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며 “지금이야말로 경기회복과 양극화 완화를 위해 재정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간담회 일정은 원래 계획에 없던 일정으로 불과 하루 전 기획처 공지를 통해 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기획처 관계자는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를 하면서 업무보고를 분야별로 받아보고 있었고 재정에 대해서는 전문가들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는게 좋겠다 생각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문회를 거치기 전 장관 후보자가 주요 정책 방향을 외부에 밝힌 점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재정이 필요할 땐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일관된 소신”이라고 강조하며 국가 재정이 대응해야 할 당면 과제로 인공지능 전환, 기후 위기, 저출생 문제 등을 제시했다. 또한 그는 재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출 효율화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중복 사업 정비와 의무 지출 구조 개편 등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후보자가 정부 기조에 발맞춘 발언을 통해 기존의 학문적 소신을 스스로 뒤집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앞서 이혜훈 후보자는 이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한 경제부처 전직 고위 인사는 “정권과 철학이 다른 인물이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꺼낸 카드일 수 있지만 여론의 신뢰를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 후보자가 논란의 중심에서 시도한 이번 행보는 현재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자녀 부동산 증여, 보좌진에 대한 갑질, 입시 특혜, 지방의원 관련 징계 연루 등 쟁점이 불거지며 여야를 막론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6일 출근길에서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다 소상히 설명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청문회 준비단은 의혹에 대해 “관여하지 않은 사안”이라는 입장을 냈다.
특히 이혜훈 측은 전농동 부동산 증여 의혹과 관련해서는 “해당 지역이 재개발로 선정된 시점은 2021년 3월이고 후보자가 낙선한 시점은 2020년 4월”이라며 시점상 영향력을 미칠 수 없었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여당 내부에서도 이 후보자 임명을 두고 여론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번 간담회가 실제로 인사 정국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사청문회 결과에 따라 이 후보자의 임명 여부뿐 아니라 정부의 재정 운영 기조에 대한 정치적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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