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으라는 지시에 반대했다가 해임됐던 대통령 경호처 간부에 대한 징계 처분이 취소됐다.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가 해임 결정을 뒤집고 경징계로 수위를 낮추면서 해당 간부는 다시 경호처로 복직하게 됐다.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의 대응을 둘러싼 판단이 사후적으로 재검토된 셈이다.
31일 경향신문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대통령 경호처 A 부장에 대한 해임 처분을 취소하고 견책 처분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A 부장은 신분을 회복해 다시 경호처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됐다.
A 부장은 지난 1월 12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 전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열린 경호처 간부회의에서 상부 지시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낸 인물이다. 당시 회의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무력 사용 검토 지시와 김성훈 경호처 차장의 중화기 무장 지시가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A 부장은 회의에서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따른 집행은 평화적인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러한 반발 의견을 낸 그는 회의 당일 임무에서 배제돼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다.
이후 경호처는 지난 3월 징계위원회를 열고 A 부장에 대해 해임 징계를 의결했다. 해임은 파면에 이어 두 번째로 무거운 중징계다. 징계에 불복한 A 부장은 지난 6월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했다.
그는 징계 사유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며 정당한 이유 없이 처분이 내려졌다는 점을 소청 이유로 들었다. A 부장 측은 “경찰에 기밀을 누설한 사실이 없고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의견을 제시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소청심사위원회는 이 같은 주장을 상당 부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A 부장을 대리한 양태정 변호사는 “지도부 의견에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사실상 찍어내기식 조치가 이뤄졌던 상황이 바로잡혔다”라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견책 처분이 남은 점은 아쉽지만, 해임이 취소돼 복직할 수 있는 만큼 더 다투기보다는 대통령 경호처 직원으로서 성실히 복무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체포영장 집행을 둘러싼 경호처 내부 판단과 징계의 정당성 논란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소청 결정은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공직자의 의견 개진과 징계의 적정 범위를 둘러싼 논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급자의 지시에 대한 이견 제기가 곧바로 중징계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 기준을 다시 짚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호처 내부 의사결정 구조와 징계 절차를 둘러싼 논의 역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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