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사건을 조작하거나 증거를 숨기는 등 수사 신뢰를 훼손할 경우 해임까지 가능한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이재명 대통령에게서 나왔다. 수사 과정의 중대 비위를 가벼운 징계로 마무리하는 방식에는 사실상 제동을 건 것이다. 검찰개혁으로 경찰을 비롯한 기관들의 수사 역할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권한에 걸맞은 책임과 내부 통제 장치를 갖추라는 요구도 뒤따랐다.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42회 국무회의에서는 경찰 수사의 신뢰성과 비위 대응 문제가 주요 사안으로 다뤄졌다. 회의를 주재한 이 대통령은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상대로 향후 경찰이 수사를 담당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이를 통제할 방안을 짚었다.
특히 경찰관이 수사 내용을 임의로 바꾸거나 증거를 은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처분 기준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징계를 하면 기본적으로 아예 경찰 일을 못 하게 한다든지 해임을 한다든지 이 정도는 해야지, 경징계는 말이 안 되는 것 같다”라고 했다.
최근 사건 조작에 연루된 경찰에 대한 처분이 경징계 수준이었다는 언론 보도도 논의 과정에서 거론됐다.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을 경우 억울한 피해자가 구제를 받지 못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위치가 뒤바뀌는 상황까지 생길 수 있다는 게 이 대통령이 제시한 문제점이었다.
수사기관의 권한 구조가 달라지는 점도 이번 주문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검찰의 수사 권한이 배제된 이후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수처, 경찰 등이 수사를 담당하게 되면 경찰의 사건 처리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경찰이 수사 전결권을 갖게 된 뒤 발생할 비위에 대해서도 기존과 같은 문책 수준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증거 은폐와 조작은 물론 사건 자체를 왜곡하는 행위까지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해 징계와 처벌의 강도를 높이라는 요구다.
김 직무대행은 현재 경찰이 중대 비위를 다루는 기준을 국무회의에서 보고했다. 뇌물 수수나 주요 수사·단속 정보 유출처럼 사건의 본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가 적발되면 구속 수사를 기본 원칙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조직 내부 징계에서도 배제 조치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직무와 연관된 비위를 저지른 경찰관에 대한 인사 조치도 마련된 상태다. 수사·감찰 부서 등에 근무하는 인물이 관련 비위에 연루될 경우 해당 보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규칙을 정비했다는 게 김 직무대행의 보고 내용이다.

처벌 수위를 높이는 문제와 함께 경찰 내부에서 잘못된 수사를 걸러낼 장치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수사 과정에서 외부 견제가 쉽지 않은 만큼 경찰 스스로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봤다. 문제가 발생한 이후 이를 바로잡는 기능도 보다 철저하게 작동해야 한다는 요구를 내놨다.
감찰 조직의 역할과 운영 방식 역시 손질 대상으로 지목됐다. 감찰 기능을 지금보다 강화하는 동시에 외부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구조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경찰개혁을 다룰 별도 기구도 출범을 앞두고 있다. 한성숙 국무총리에 따르면 총리실 산하 경찰개혁위원회는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 발족할 예정이다. 개혁 방안이 마련되는 과정도 국민에게 설명할 계획이다.
국가경찰위원회 안에 경찰 수사와 인권 및 감찰기구를 조사하는 기구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해당 방안은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부처와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장기 실종 사건의 관리 방식도 이날 회의에서 함께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장기간 해결되지 않은 실종 사건을 개별 경찰서에 계속 맡기는 방식 대신 중앙 사령탑이 사건을 모아 관리하는 체계를 요구했다.
이날 주문은 경찰의 수사 역할 확대에 맞춰 책임과 통제 수준까지 함께 끌어올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사건 조작이나 증거 은폐에는 경찰 업무 배제와 해임까지 거론됐고 중대 비위에 대한 경찰의 구속 수사 및 배제 징계 원칙도 제시됐다. 감찰 독립성 강화와 경찰개혁위원회 출범 등 내부 통제 방안을 둘러싼 논의도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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