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상 과속 문제 없어
무죄 받으려면 ‘이것’ 입증해야
원심 파기, 판결 뒤집어…
대법원이 톨게이트 하이패스 구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와 관련해 과속 사실만으로는 형사처벌을 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제한속도를 초과해 주행했더라도 그 과속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공소제기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사고와 상당인과관계는 없어…
대법원 제1부는 지난 6월 12일 선고한 2025도1049 사건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공소를 기각했다. 피고인은 제한속도 30km/h인 하이패스 구간을 약 62km/h로 진행하다가, 안전지대를 가로질러 차로를 변경해 들어온 오토바이와 충돌해 피해자가 상해를 입은 사건이었다.
1심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으나, 원심은 “제한속도를 준수했다면 충돌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와 달리 “과속과 사고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차량의 안전지대 횡단은 일반적으로 금지되어 있으므로, 안전지대 옆을 통과하는 운전자는 다른 차량이 안전지대를 횡단해 진로 앞에 달려들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하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밝혔다. 따라서 운전자에게 안전지대를 횡단해 오는 차량을 예상하고 운전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제한속도를 시속 20km 초과하여 운전한 경우’에 해당하더라도, 그 위반행위가 사고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경우에만 공소제기가 가능하다고 판시했다. 즉, 단순히 제한속도를 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형사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것이다.

민사상으로 불리하게 판단될 수도…
이번 판결은 하이패스 구간에서의 과속 단속이 강화되는 현시점에서 운전자 책임의 범위를 다시금 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형사책임과 민사책임의 구분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형사재판에서는 ‘직접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으면 무죄가 선고될 수 있지만, 민사재판에서는 과속 사실이 과실비율 산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운전자가 과속했더라도 사고의 주된 원인이 상대방의 안전지대 침범이라면 형사처벌은 어렵다”면서도 “민사상 손해배상에서는 과속이 여전히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될 수 있다”라고 지적한다.

‘이것’ 하면 사고 발생 시 책임 비율 극대화
운전자들이 유념해야 할 점은 속도 준수와 안전지대 존중이다. 형사처벌 여부와 관계없이 과속은 민사상 불리한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안전지대를 가로질러 진입하는 행위는 사고 발생 시 책임이 크게 인정될 수 있다. 또한 사고 발생 직후 블랙박스 영상과 현장 기록을 확보하는 것은 ‘직접 인과관계’ 판단의 핵심 증거가 된다. 공제·보험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제한속도 위반이 사고의 직접 원인이 아닌 경우에는 형사 특례 적용이 제한된다는 점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책임은 사고의 직접 원인 여부가 가른다
이번 판결은 교통사고 처리 과정에서 운전자들이 흔히 오해하는 부분을 바로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부분의 운전자는 제한속도를 초과하면 무조건 형사처벌로 이어진다고 생각하지만, 대법원은 ‘직접 인과관계’라는 법적 기준을 강조하며 단순한 과속 사실만으로는 형사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운전자가 사고 당시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위로 사고를 유발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안전지대를 무단으로 횡단해 진입하는 행위는 도로교통법상 명백히 금지된 위험행위로, 이번 사건에서도 오토바이의 안전지대 침범이 사고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결국 판결은 운전자들에게 “과속은 위험하지만, 모든 책임을 과속에만 돌릴 수는 없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동시에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제한속도 준수와 더불어 안전지대 존중, 그리고 사고 발생 시 정확한 기록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다시금 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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