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부가’ 와 ‘범용’, 두 마리 토끼 잡는다
해외 활용한 ‘투트랙’ 전략 본격화
대형 프로젝트 재개로 수주 잭팟 기대감

한동안 중국의 거센 추격에 주춤했던 한국 조선업이 화려하게 부활하며 전 세계 바다를 다시금 지배하고 있다.
특히 ‘돈 되는’ 배로 불리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물론, 전통적인 효자 상품이었던 유조선(탱커) 수주까지 싹쓸이하는 모양새다.
조선업계가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처럼 활기를 띠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기술력은 기본, 시장 상황에 맞춘 영리한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고 있다.
잘하는 건 ‘안방’에서, 나머진 ‘해외’에서…투트랙 전략

최근 HD현대가 그리스 선사로부터 유조선 6척을 싹쓸이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무려 6900억 원에 달하는 대형 계약이다.
그런데 이 6척을 모두 한국 울산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다. 비교적 만들기 까다로운 수에즈맥스급(16만 5000톤급) 2척은 울산에서, 나머지 아프라막스급(11만 5000톤급) 4척은 베트남 조선소(HD현대베트남조선)에서 건조한다.
이것이 바로 요즘 한국 조선업계의 핵심 전략인 ‘이원화’다.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고 비싼 LNG 운반선이나 부유식 LNG 생산설비(FLNG) 등은 기술의 집약체인 국내 조선소에서 만든다.
반면, 유조선처럼 상대적으로 기술 난이도가 낮고 중국과 가격 경쟁을 해야 하는 선박은 인건비 등이 저렴한 해외 거점에서 생산해 가격 경쟁력을 맞추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설계 등 핵심 기술은 한국에서 관리하고 건조만 해외에서 진행해 품질은 유지하면서 원가를 낮추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조 단위’ 잭팟, LNG선이 돌아왔다
유조선 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것도 반갑지만, 한국 조선업의 진짜 힘은 역시 LNG선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이 시장이 다시 불붙고 있다.
가장 큰 소식은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터졌다. 프랑스 토탈에너지스가 현지 치안 문제로 중단했던 거대 LNG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당장 17척의 LNG 운반선이 필요하다. 이 물량은 이미 2020년 HD현대와 삼성중공업이 건조 의향서(LOI)를 맺어둔 상태다.

지금 배값으로 계산하면 약 6조 원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계약이 곧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이와 별도로 모잠비크 프로젝트에 필요한 FLNG(바다에 떠 있는 LNG 생산 공장) 본계약도 앞두고 있다. 1기당 2조~3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잭팟’이다.
여기에 미국 델핀미드스트림과도 FLNG 건조 계약을 맺었고,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역시 노르웨이에서 LNG 운반선 4척을 수주하는 등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당분간 한국 조선소들의 ‘일감 걱정’은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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