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유령 오토바이’가 또다시 등장
번호판 가린 채 달리는 이륜차, 단속은 사실상 불가능
등록제 도입 없이는 안전도 책임도 담보할 수 없다

대부도 방향 도로 한복판. 검정 천으로 앞을 감싸고, 뒷부분은 청테이프로 칭칭 감은 오토바이가 빠르게 질주한다. 번호판은 완전히 가려져 식별이 불가능하다. 이를 목격한 운전자들은 “이게 어떻게 도로를 달릴 수 있느냐”며 분노를 터뜨렸다.
최근 SNS와 커뮤니티에는 이처럼 번호판을 가리거나 떼고 운행하는 오토바이 영상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주말 관광지나 외곽 도로를 중심으로 이런 사례가 급증하며, ‘유령 오토바이’에 대한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현행 법제도가 이런 행위를 제어하기에 너무나 허술하다는 점이다. 오토바이의 번호판 미부착은행정적 과태료 수준으로 처리되어 왔다. 2025년 3월 15일부로 이륜자동차의 사용신고 없이 운행하거나 번호판을 부착하지 않고 운행할 경우 과태료 상한이 최고 300만 원으로 인상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지만 “이륜차 등록제를 자동차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형평성 무너진 처벌 기준, ‘도망가면 끝’인 현실

이륜차는 자동차와 달리 실질적인 등록 의무가 아닌 신고제로 운영된다. 말 그대로 ‘사용신고’만 하면 운행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번호판을 가리거나 임의로 탈착해도 추적이 어려워,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는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교통 전문가들은 “이륜차가 자동차전용도로를 통행하지 못하는 이유가 단순한 안전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등록제가 아닌 신고제 구조에서는 차량 이력과 소유권, 보험 가입 정보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허점을 이용한 일부 악성 운전자들이 번호판 은폐, 무보험 운행, 뺑소니 후 도주등의 범법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도로 위에서 번호판을 고의로 가리는 행위는 단순히 법 위반을 넘어 공공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해 차량을 식별할 방법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찰은 “번호판이 없는 이륜차는 블랙박스나 CCTV로도 추적이 어려워, 수사에 큰 공백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단속은 거의 불가능하다. 경찰 인력이 부족하고, 번호판이 가려져 있으면 단속 카메라가 인식하지 못한다. ‘도망가면 잡히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악용 사례가 늘고 있다.이는 선량한 라이더들에게까지 비난이 쏟아지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일반 라이더들은 이러한 무책임한 행태를 비판한다. 한 오토바이 운전자는 “저도 라이더지만 제발 이런 행동 좀 하지 말았으면 한다”며 “우리 모두를 범법자처럼 보이게 만든다”고 토로했다. 커뮤니티에서도 ‘번호판 가리고 달리는 건 스스로 도둑이라 인정하는 거나 다름없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이 문제의 본질은 제도적 허점이다. 등록제 전환 없이 단속 강화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자동차와 동일한 등록 절차와 보험 의무를 적용해야 한다”며, “그 대신 일정 구간의 도로 통행권 등 합리적 보상도 병행돼야 한다”고 제안한다.
‘번호판 가리기’ 놔두면, 다음은 더 큰 사고다

번호판 은폐는 단순한 장난이 아니다. 누군가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불법행위다. 지금처럼 방치된다면, 도로 위의 무법자는 더욱 대담해질 것이고, 피해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륜차 등록제를 도입하는 것은 단순히 규제 강화가 아니다. 책임과 권리를 동시에 명확히 하자는 제도적 약속이다. 관리체계가 확립돼야 보험, 사고처리, 도로이용권까지 정상화될 수 있다.
‘유령 오토바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선량한 라이더와 시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 이제는 ‘왜저러냐’고 분노만 할 때가 아니라, 제도적으로 막아야 할 때다. 번호판을 가리고 달리는 순간, 그건 이미 도로 위에서 타인의 권리를 짓밟는 범죄 행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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