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8년 만에 이뤄진 중국 국빈 방문을 기념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취향을 고려한 선물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지며 외교적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국빈 방문 형식에 걸맞은 상징성과 문화적 의미를 담은 선물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대중 외교 메시지와 맞물려 다양한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한중 정상 간 교류가 재개 국면에 들어선 상황에서 이번 방문이 양국 관계에 어떤 신호를 주는지 관심이 쏠린다.
5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는 이번 국빈 방문을 앞두고 전설 속 동물인 기린(麒麟)을 소재로 한 그림과 용을 상징하는 곤룡포 등을 시 주석에게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 선물은 최고 지도자에 대한 존중과 길상의 의미를 함께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린은 중국 문화에서 태평성대를 상징하는 존재이며 중국인들이 신령하게 여기는 상상의 동물이다.
한중 정상 간 선물 외교는 이전 정부에서도 이어져 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중국 국빈 방문 당시 춘천옥으로 만든 찻잔 세트를 준비했으며 시 주석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당나라 시인 왕지환의 ‘관작루에 올라’ 한시 구절이 담긴 서예 작품을 선물했다.
또한 2017년 12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당시 시 주석은 옥으로 만든 바둑판과 바둑알을 선물했고, 문 전 대통령은 ‘통(通)’ 자가 새겨진 고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서화 작품을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경주를 국빈 방문한 시 주석에게 비자나무 원목으로 제작한 바둑판과 나전칠기 자개 원형 쟁반을 선물한 바 있다. 바둑 애호가로 알려진 시 주석이 2014년 국빈 방한 당시 바둑알을 선물 받은 점을 고려해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았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당시 시 주석은 한국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중국산 샤오미 스마트폰과 옥으로 만든 붓과 벼루를 답례로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스마트폰을 건네받으며 “통신 보안은 잘 되느냐”라고 농담을 던졌는데, 이에 시 주석이 “백도어가 있는지 확인해 보라”라고 응수한 장면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두 정상의 발언은 중국산 스마트폰의 정보 유출 논란을 둘러싼 의혹을 가벼운 농담으로 풀어낸 사례로 회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전후해 과거 실용적 외교에 중점을 뒀던 입장을 다시금 분명히 했다. 과거 이 대통령은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중국에도 ‘셰셰’하고, 대만에도 ‘셰셰’하고, 다른 나라하고 잘 지내면 되지 대만하고 중국하고 싸우든지 말든지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냐”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중국중앙TV(CCTV)와의 인터뷰에서 “한중 수교 당시 양국 정부가 합의한 내용은 한중 관계를 규정하는 핵심 기준으로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밝혔다. 이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조현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언급한 데에 대한 입장 표명으로 해석되고 있다.
시 주석에 대한 평가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매우 뛰어나고 시야가 넓은 지도자”라며 “중국의 경제와 기술 발전을 이끌었고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도 중국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직접 만나본 시 주석은 든든한 이웃이자, 함께할 수 있고 도움 되는 이웃이 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은 지난해 11월 경주 APEC 정상회의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국빈 방문은 외교 방문 가운데 최상위 형식이며 정상 간 선물 교환 역시 의전의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중 정상 간 교류가 재개된 가운데 상징적 선물과 발언을 통해 드러난 이 대통령의 대중 외교 기조가 향후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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